보톡스, 언제부터 맞아야 할까요? 주름을 지우는 마법이 아닌, 시간을 늦추는 과학
“보톡스, 언제부터 맞아야 할까요? 주름을 지우는 마법이 아닌, 시간을 늦추는 과학”
안녕하세요.
앤봄의원 이유민 원장입니다.

진료실에서 있다 보면 정말 다양한 환자분들을 뵙게 됩니다.
특히 40대를 전후하여 처음 병원 문을 두드리시는 분들 중에는, 평소 피부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시다가 아내나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들어오시는 30~40대 남성분들이 꽤 많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어보시곤 합니다.
"원장님, 이 보톡스 한 번 딱 맞으면 이마랑 미간에 깊은 주름이 다리미로 민 것처럼 쫙 펴지는 거죠?"
그런 기대에 찬 눈빛을 마주할 때면, 저는 헛기침을 흠흠 하며 잠시 난감한 미소를 짓게 되죠.
단 한 번의 주사로 세월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고 단숨에 20대의 피부로 회춘하길 바라는 그 간절한 마음은 너무나 잘 알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인 의학적 한계를
정직하게 먼저 말씀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보톡스는 이미 깊게 패여버린 주름을 마법처럼 지워주는 만능 지우개가 아닙니다.
오늘 글을 통해 보톡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주름의 두 가지 얼굴: 당신의 주름은 어느 단계인가요?

보톡스가 우리 얼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름의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굴에 생기는 주름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주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적 주름 (인상 쓸 때만 생기는 주름):
평소 무표정하게 있을 때는 피부가 매끈하지만, 화가 나서 미간을 찌푸리거나, 놀라서 눈을 위로 치켜뜨는 등 특정 표정을 지을 때 피부가 접히면서 생기는
주름입니다. 근육의 움직임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초기 단계의 주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적 주름 (표정과 상관없이 깊게 자리 잡은 주름):
동적 주름이 수년, 수십 년간 끊임없이 반복되고, 노화로 인해 피부 탄력까지 떨어지면서 피부 자체에 완전히 '흉터'처럼 자리를 잡아버린 주름입니다.
빳빳한 종이를 수백 번 접었다 펴면 나중에는 굳이 힘주어 접지 않아도 선명한 자국이 남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아무리 표정을 부드럽게 짓고 가만히 있어도, 늘 화가 나 있거나 피곤해 보이는 억울한 인상을 주게 됩니다.
보톡스의 진짜 역할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입니다

앞서 진료실에서 제가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말씀처럼, 보톡스의 본질은 '근육 이완제'입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찡그리고 인상을 쓰는 근육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그 근육을 푹 쉬게 만들어주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피부가 완전히 접히지 않은 '동적 주름' 상태에서는 근육을 못 움직이게 하니 주름이 잡히지 않아 마치 마법처럼 쫙 펴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종이에 깊은 구김이 가듯 흉터처럼 파여버린 '정적 주름'을 다리미처럼 펴주지는 못합니다.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도 이미 가죽 자체가 접혀버렸기 때문입니다.
"엥? 원장님, 그럼 이미 주름이 깊게 파인 사람은 보톡스를 맞을 필요가 아예 없는 건가요?"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런 미용 관련 시술은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므로 정답은 오롯이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그리고 제 개인적인 소신으로는 이미 주름이 깊이 자리 잡았더라도 보톡스 시술을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 남은 우리 인생에서 주름이 가장 얕은 때이기 때문입니다.
보톡스는 이미 생긴 주름을 없애진 못해도, 앞으로 주름이 더 깊게 파이는 것을 막고 새로운 주름의 개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방어해 주는 훌륭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줍니
다. 더 이상 인상을 찡그리지 못하게 막아주니까요.
의사가 추천하는 보톡스의 골든 타임
그렇다면 보톡스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요?
제가 환자분들께 가장 추천하는 보톡스의 골든 타임은 30대 중후반, 거울을 보며 인상을 쓸 때 얕은 주름이 하나둘 고정되려는 조짐이 보일 때입니다.
이 시기에 보톡스 관리를 시작하면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주름 고착화 지연:
가벼운 동적 주름이 깊은 정적 주름으로 악화되는 시기를 몇 년 이상 획기적으로 늦출 수 있습니다. 주름이 자리 잡기 전에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과 같습니다.
2. 부수적인 피부 결 개선:
근육 이완 효과뿐만 아니라, 모공을 쫀쫀하게 조여주고 피부 표면에 윤광이 도는 반짝거리는 피부 결을 만들어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곱게 늙어간다는 것

진료를 하다 보면 안티에이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마전 개봉했던 영화 <탑건: 매버릭>을 보셨는지요.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전 세계 상위 0.1%의 미모와 탄력을 유지하는 톰 크루즈 아저씨의 모습에 그저 감탄만 연발했습니다.
'도대체 저 형님은 무슨 관리를, 얼마나, 어떻게 받고 있는 걸까?' 영화 스토리보다 톰 크루즈의 얼굴 근육과 피부 상태를 연구하듯 뚫어지게 쳐다보며 직업병을
심하게 앓아야 했습니다. (말이 쉽지, 그렇게 유지한다는 게 진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아니까요.)
제가 저희 병원을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항상 강조해서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흐르는 세월과 노화를 아예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속도를 우리의 의지대로 충분히 늦출 수는 있습니다."
톰 크루즈 아저씨처럼 우리도 '천천히 늙는 것', 그리고 인상 쓰지 않는 온화한 얼굴로 '곱게 늙는 것'을 목표로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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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은 세월의 훈장이라고도 하지만, 거울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가 된다면 의학의 힘을 살짝 빌려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도 아주 현명한 방법입니다.
새해가 되면서 세우셨던 건강 관리, 피부 관리 계획들은 다들 잘 지켜나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어느덧 올해도 1분기가 지나고 있습니다.
건강 항상 잘 챙기시고, 찡그리기보다는 활짝 웃는 일이 더 많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